2018. 10. 25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루카 12,49-53 (불을 지르러 왔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제부터는 한 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

 

<세상을 살리는 불과 칼>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은 모든 것을 재로 만듭니다.

재는 죽음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죽음입니다.

 

불이 살라버린 재를 봅니다.

죽음만이 보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보지 못합니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희망보다

당장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래서 선뜻 불을 지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나섭니다.

예수님께서 불을 지르십니다.

지금까지의 거짓의 어둠을 사르고

진리의 빛이 찬란히 타오르도록.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예수님께서 분열을 일으키십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거짓 평화에 가려진

미움과 갈라섬을 고통스레 드러내어

사랑 화해 하나 됨이 넘쳐나는

참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거짓 평화를 깨뜨리지 않기 위한

약한 이들의 강요당한 침묵을 깨뜨려

약한 자 강한 자 모두가 한 아우성으로

참 평화를 노래하도록 하기 위해.

 

예수님께서 먼저 불을 지르십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갈라 세우십니다.

 

당신의 십자가를 재촉하는

고통스러운 죽음의 몸짓임을 알지만

온 세상 살리기 위한

단 하나의 생명의 몸짓임을 알기에.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예수님을 따라 나서야 합니다.

 

새로운 생명, 참 생명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있기에

지금의 죽음을 기쁘게 맞아들이며

예수님을 따라 나서야 합니다.

 

섬김과 나눔

정의와 평화와 진리 가득한

하느님 나라를 일구기 위해

억압과 착취, 탐욕과 위선으로

물든 세상을 사그리 태우는

예수님의 꺼지지 않는 불쏘시개가 되어야 합니다.

 

잘라 없애버리기 위한 분열이 아니라

진정으로 보듬어 안기 위한 갈라섬이기에

두려움 없이 주저함 없이 세상을 가르는

예수님의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야 합니다.

 

썩은 것을 묻어버리는 거짓 평화가 아니라

썩은 것을 도려내는 참 평화를 갈망하기에

썩은 것을 들춰내 새 살 돋우는

예수님의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