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0 연중 제28주간 토요일

 

루가 12,8-12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여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나를 아느냐>

 

후줄근한 차림의 한 사람이

반갑게 다가와 아는 척을 합니다.

 

너 누구 아니니?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알 것 같기도 한데.

 

아니 어쩌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괜히 아는 척 했다가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몸을 움츠리는지도 모릅니다.

 

말쑥한 차림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너 누구 아니니?

 

자그마한 기억이라도 붙잡아

어떻게든 연결을 시키고 싶습니다.

 

그 사람이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나 조바심을 느끼면서

그 사람이 나를 알아볼 때까지

여러 가지 끈으로 닿으려 합니다.

사람들 가운데

세상 한 가운데

참혹한 모습의 예수님께서 서 계십니다.

 

시기와 질투로 뺨맞고

불의와 부정으로 짓이겨지고

억압과 착취로 찢겨진 상처받은

예수님께서 서 계십니다.

 

당신을 알아보기를 원하시는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십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눈을 돌립니다.

씁쓸한 마음으로 애써 곱씹어봅니다.

 

당신을 모릅니다.

당신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제발 아는 척 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람들 가운데

세상 한 가운데

영광스러운 모습의 예수님께서 서 계십니다.

 

기쁨과 희망

자유와 해방

평등과 평화를 가득 머금은

죽음을 넘어선 승리자로

예수님께서 서 계십니다.

 

예수님께로 눈을 돌립니다.

 

접니다.

저라니까요.

저를 아시겠죠.

 

예수님께서 눈을 돌리십니다.

 

나는 너를 모른다.

아니 네가 나의 반쪽 밖에 모른다.

반쪽만의 앎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다.

나를 모르는 너이기에

안타깝게도 나 역시 너를 알 수 없구나.

 

예수님을 알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알아야 합니다.

상처받고 쓰러진 예수님을

알아보고 품에 안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안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안다고 외쳐야 합니다.

모든 이가 외면할지라도

비참한 모습의 예수님을 안다고 외쳐야 합니다.

 

힘없는 예수님을 아는 것이

쓰러진 예수님을 보듬어 안는 것이

세상살이의 걸림돌이 될지언정

예수님을 알아보고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알아보고 보듬어 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