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7. 05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마태오 9,1-8 (중풍병자를 고치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배에 오르시어 호수를 건너 당신께서 사시는 고을로 가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평상에 뉘어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속으로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고 생각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에 악한 생각을 품느냐?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런 다음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집으로 갔다. 이 일을 보고 군중은 두려워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당신은 죄인이 아닙니다>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4226,

5만 원군 14장이 들어있는 하얀 봉투와

유서 한 장만을 남기고

송파구에 살던 세 모녀 당신들은

스스로 귀한 목숨을 끊었습니다.

 

미안해하지 말아요.

당신들은 죄가 없어요.

꺼져 가는 당신들을

미처 돌보지 못한 우리가 죄인이랍니다.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

 

못난 동생 때문에 그동안 고생 많았어.

정말 고마웠고 미안해.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힘드네.

건강 챙기면서 살아.”

 

내가 상황이 좋지 않아 화물차 못할 것 같다.

현재 할부잔금은 ○○○○만원 남았는데

니가 인수해서 하든 차량 유지비만 내고 나머지는 가져 가.”

 

지난 627

복직이라는 희망 고문에 시달리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당신은

사랑하는 아내와 누나, 고마운 친구에게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스스로 생사의 경계를 넘었습니다.

 

미안해하지 마세요.

당신은 죄가 없어요.

당신이 자기 탓 없이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났을 때,

당신이 진압경찰에게 무참하게 짓밟힐 때,

당신이 공장으로 돌아갈 날을 희망하며

억척같이 갖은 노동으로 자신을 혹사시킬 때,

당신의 죽음 같은 고통을

애써 외면했던 우리가 죄인이랍니다.

 

우리는 난민이지 노예가 아니에요.

난민들이 향했던 어떤 국가들에서는

난민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난민에게는 어떤 일이든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난민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난민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우리가 이곳에서 그런 대우를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죽음 가득한 고국을 떠나

낯선 제주에 들어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 가운데 한 사람 당신은

피눈물로 호소합니다.

 

미안해하지 마세요.

당신은 조국을 버린 반역자도 아니고,

제주의 평화를 깨뜨리는 예비 흉악범도 아니고,

우리의 이기심과 편견을 깨뜨리고

더불어 삶의 아름다움을 깨우치려

하느님께서 보내신 귀한 손님이니까요.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당신네들을 향해 온갖 욕설과 손가락질하는

우리가 죄인이랍니다.

 

다른 이들이 죄인이라고 단정한 사람에게

스스로 죄인이라는 고백을 강요당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벗이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니 죄 없이 죄인일 수밖에 없었던

그리운 벗들이여.

당신들에게 덧씌워진 굴레를 벗어버리세요.

다시 일어나 함께 살아요.

꼭 그래야 해요.

 

그러니 죄 없는 이를 죄인으로 몰고 갔던

비정한 이들이여,

당신들의 죄를 고백하고 새로 나세요.

사람이기에 꼭 그래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