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3. 10 사순 제4주일

 

요한 3,14-21 (니코데오와 이야기하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심판은 이러하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십자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처참하게 매달은 죄 없는 이를

전리품 삼아 당당하게 서 있는 악의 화신을.

 

십자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를 바라보십시오.

 

제 살자고 무죄한 이를 죽인 이를

제 살자고 무죄한 죽음에 눈감은 이를.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살리기 위해 기꺼이 죽은 이의

고결한 피로 물든 거룩한 제단을.

 

십자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십자가에 못 박힌 이를 바라보십시오.

 

불의한 치욕스러운 금관 내던지고

정의의 영광스런 가시관에 찢겨진 이마를.

 

탐욕에 물든 화려한 껍데기 훌훌 벗고

하느님 주신 그대로 드러낸 앙상한 맨 몸뚱이를.

 

불타는 적개심과 이유 없는 원한 가득한

살을 찢고 뼈를 쪼개는 대못 박힌 손과 발을.

 

온 몸과 마음을 조여 오는 죽음을 거슬러

모든 이 온 세상 살리려는 사랑과 자비의 눈빛을.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매달린 이의 핏자국을 덮어버린 금빛 찬란한

어느새 그저 거룩한 상징이 되어버린.

 

여전히 매다는 이들의 가증스런 찬미가에 묻혀

참 빛을 빼앗기고 어둠 속에 희미해져버린.

 

고통스레 매달린 이는 제거당한 채

금은 빛나는 고급스런 장식물이 되어버린.

 

못 박히신 분과 아무런 상관없는

빈껍데기 십자가를 집어던지십시오.

 

십자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십자가에 못 박히십시오.

 

가지기보다 나누십시오.

살리기 위해서 죽으십시오.

불의에 무릎 꿇지 말고 정의롭게 죽으십시오.

분노의 노예가 되지 말고 사랑으로 죽으십시오.

지금여기에서 죽음으로써 영원히 사십시오.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과 하나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