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01. 26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루카 10,1-9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벗들과 함께 하는 인생길>

 

주님께서 당신에 앞서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홀로가 아니라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파견하신 주님조차

우리에게 희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주님께서 복음 선포의 벅찬 여정에 함께 하도록 맺어주신

누군가 소중한 동반자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파견 받아 떠나는 인생길은

결코 홀로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삶의 첫 순간부터

하느님 품으로 돌아갈 마지막 순간까지

나와 함께 하는 소중한 벗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외로움에 지친 나를 보듬어주고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나를 일으켜주고

때로는 절망에 허덕이는 나를 북돋아주고

때로는 어둠속에 길을 잃은 나에게 빛을 나누는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세상에서 첫 숨을 내쉰 순간부터

영원한 안식을 누리려 먼 길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벗입니다.

 

때로는 간절한 마음으로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나는 누군가의 옆에서 동행하며 그의 벗이 됩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웃고 함께 분노하며,

벗들 삶의 한 순간에 가장 소중한 길벗이 됩니다.

나로 말미암아 벗들의 인생길 역시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이 땅에 하느님의 뜻 이루려고 떠나는 인생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벗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어우러지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함께 하지 못하는

지난날의 소중했던 벗들을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그러므로 지금의 내 삶에

그리고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언제나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날 나와 갈림 없이 하나였던 벗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다가가지 못하는 나를 책망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향한 나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 했으며

그들의 삶속에 언제나 숨 쉬고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어제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벗들과 내가 함께 했듯이,

오늘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벗들과 내가 하나 되고,

내일도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벗들과 나는 함께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려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파견 받아 떠나는 인생길에서

나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나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벗들을 홀로 남겨두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