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됩시다.”(루카 6,36 참조)

 



주님의 길을 함께 걷는 사랑하는 교하성당 가족 여러분께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작년 9월 설레는 마음으로 부임한 우리 성당에서 믿음의 벗님들과 함께 했던 지난 몇 달은 꿈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부족하기 그지없는 저와 바오로 신부님을 믿고 함께 하여주신 모든 벗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 9월 우리 교하성당은 8지구장좌 본당이 되면서 교구장 사목 방침 중의 하나인 지구 중심 사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여러모로 미흡하지만 우리 본당 가족 모두가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한 걸음 한 걸음 쉼 없이 내딛음으로써 지구의 중심 본당으로서 모범적인 공동체를 이루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금년 한해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보내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할 뿐만 아니라,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닮아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성사(聖事)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올해에 오랜 시간 아낌없는 영적 물적 노력으로 정성껏 지은 아름다운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살아있는 성전으로서 우리 자신이 더욱 주님을 닮을 수 있도록 회개와 쇄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벗님들과 함께 우리 성당을 그리스도 향기 가득한 거룩한 성전이요, ‘와 갈림 없이 우리가 한데 어울리는 살 맛 나는 공동체로 보듬어 나가기 위해서, 벗님들과 함께 하고 싶은 바람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대림 제1주일에 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님께서 2016년 사목교서를 통해 네 가지 사목방향으로, 첫째, 교회의 본질을 실현하는 소공동체, 둘째, 청소년 사도 양성을 중심으로 하는 청소년 사목, 셋째, 가난한 이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사회사목, 넷째, 선교적 자비를 베풀며 복음 선포를 향해 달려가는 교회 실현을 제시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본당의 사목도 교구의 주요 사목 방향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본당의 가족 모두가 한마음 한뜻”(사도 4,32)이 되어 서로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음으로써 우리 본당의 분위기를 복음적으로 쇄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본당은 분명 하나의 믿음으로 모인 거룩하고 아름다운 공동체입니다. 하지만 삼천 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거대한 인간 공동체임에도 틀림없습니다.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의 삶의 모습,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뭇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가히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적 안에는 수많은 인간적인 갈등, 시기, 질투, 몰이해가 옥에 티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 공동체이기에 당연할 수 있지만, 믿음의 공동체이기에 이를 정화하기 위한 쉼 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올 한해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하는 교하성당 가족 여러분과 함께 우리 본당을 더욱 살가운 공동체, 정겨운 공동체,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 성체의 삶을 사는 공동체로 가꾸어가고자 합니다.

 

하나의 공동체가 존재의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부합하는 사업들을 수행해야 합니다. 신앙 공동체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사업들의 최종 목적지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존엄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의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반의 활동을 사목이라고 할 때, 따라서 사목에서 사람보다 우선이며, ‘사목은 곧 사람 살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본당 가족 모두가 서로를 살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부터 서로를 아낌없이 칭찬하고 격려해줍시다. 아직은 낯선 본당 가족이 있다면 먼저 반갑게 인사를 나눕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쉬고 있는 벗들을 찾아가 따뜻하게 안아줍시다. 혹여 본당 가족 누군가에게 지난날의 감정의 응어리가 남아 있다면, 주님께 화해와 용서의 은총을 청하고 기꺼이 먼저 손을 내밉시다. 혹여 본당 가족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주저함 없이 달려가 용서를 청하고, 용서를 청하는 이와 기꺼이 화해합시다.

 

이제 주님께서 앞서가신 믿음의 여정에 함께 하는 교하성당 가족 여러분과 기쁨과 희망 가득한 또 한 걸음을 내딛으며, 자비의 특별 희년을 살아가는 우리 본당 공동체가 실천할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1. 구역 미사, 반 미사, 가정 방문 활성화

가정은 가장 작은 교회이며 기초공동체입니다. 이 가정이 모여 반, 구역을 이룹니다. 그리고 구역이 모여 본당 공동체가 됩니다. 가정, , 구역 식구들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친교를 이룰 수 있도록, 매주 금요일 저녁에 구역, 반 미사를 봉헌하고, 가정 방문과 축복의 시간을 자주 갖겠습니다.

 

2. ‘생활다시보기훈련의 보급

생활다시보기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나 중심에서 너 중심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구역장, 반장, 단체장, 단체원으로 생활다시보기 훈련을 실시하고, 추후에 원하시는 분들께도 훈련을 확대하겠습니다.

 

3. 상설 고해성사 실시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체험은 무엇보다도 먼저 고해성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현재 실시하고 있는 미사 전 30분 동안의 고해성사는 미사 시간 때문에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회개의 은총을 청하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상설 고해성사를 실시하겠습니다. 원하시는 분은 면담고해도 가능합니다.

 

4. 청소년, 청년 사도 양성

청소년사목국과 긴밀한 협의 하에 청소년, 청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더욱 기쁘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양성하겠습니다.

 

5. 어르신 모임 준비

본당 어르신들은 본당의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이분들이 본당공동체에서 더욱 기쁘고 활기차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올 한해 교구 노인사목부와 협의 하에 알차게 준비하여, 내년에는 다양한 활동 과정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준비의 해인 올해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2회 성지순례와 야유회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6. 나눔 장터 활성화

아껴 쓰기,’ ‘나눠 쓰기,’ ‘바꿔 쓰기,’ ‘다시 쓰기,’를 생활화함으로써 본당 식구간의 우애를 증진시키고, 생태적 회개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7. 즐거운 불편 운동 전개

개인 컵 가지고 다니기, 걸어서 성당에 오기, 본당에서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 개인과 공동체가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해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8. 가난한 이웃 돌봄 확대

육체적 영적 자비의 활동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여 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9. 사회교리 교육과 실천의 자리 마련

세상에서 비참한 조건에 있고, 존엄을 박탈당한 형제자매들의 상처를 돌보고 그들의 도움을 청하는 외침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의 실천사항들을 본당 사목평의회와 논의하여 구체화시키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실시하겠습니다. 교하성당 가족 여러분께서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실천하여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교하성당 가족 여러분, 우리는 지금까지 거룩하고 아름다운 본당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해왔습니다. 벗님들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헌신에 감사드리며, 이제 새로운 마음, 깨끗한 마음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6210일 재의 수요일에

 

교하성당 주임신부 상지종 베르나르도